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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_10_16
2015_10_16


무엇이든 적어나가는 소설블로그 :: ‘오소마츠상-단편소설’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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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마츠상 소설/오소이치/새드물/단편] 후회 | パーカー松, おそ, お兄さ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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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마츠상 소설(おそ松さん Novel )/카라마츠 사랑받아라] 잘 부탁해, 차남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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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마츠상][사변소설]시공을 달리는 카라마츠(1) :: 한다,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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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마츠상][사변소설]시공을 달리는 카라마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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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마츠상 소설(おそ松さん Novel )/카라마츠 사랑받아라] 잘 부탁해, 차남 6

※ 세계관과 원작을 포함해 충분히 다른 설정.

※ 어느 정도의 세계관 공유_파생마츠

※ Just Fiction.

# 오소마츠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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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라마츠 사랑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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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부탁해, 차남 6

아무도 없는 빈 교실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카라마츠는 보온병을 가방에 집어넣고 주머니를 뒤졌다.

그러나 아무리 뒤져도 손에 걸리는 것은 없었다. 분명 여기 넣어놨는데. 넣어놓지 않았다 확신할 수 있는 다른 주머니들도 전부 뒤졌지만 나오는 것이라곤 손에 잡히는 면 뿐이라 카라마츠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어디서 떨어뜨린 거지? 책상에 올려두고 그냥 온 건가? 아니, 아니다, 분명히 아침에 챙겼던 것을 기억하는데. 주머니를 뒤적거리다가 길에 떨어졌나?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식사를 거르더라도 약은 꼭 챙겨 먹어, 물론 식사를 걸러도 괜찮단 소리는 아니야, 케이토의 단호한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멍하니 자리에 서있던 카라마츠는 무너지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몸이 약한 카라마츠에게 있어서 그 약은 만병통치약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먹으면 괜찮을 거란 안심을 주는 주문같은 것이었다. 잊게 되면 약을 챙겨와주는 케이토는 이 곳에 없었고, 지금쯤 형제들과 학교에 오고 있을 쥬시마츠에게 연락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불안함에 카라마츠는 제 양손을 기도하듯 꼭 맞잡았다. 불안했다. 심장이 조여들고, 속이 울렁거렸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 하나 둘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여전히 카라마츠에 대한 호기심 왕성한 시선은 사그라들지 않은 채여서 카라마츠는 또다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모여들던 학생들 중 누군가, 마츠노 군, 안색이 안 좋은데, 괜찮은 거야? 하고 한 마디를 보태자, 그렇네, 아파보여, 어디가 불편해? 하고 덧붙여진 말들이 따라왔다.

의존하던 약을 겨우 한 번 잊은 것 뿐인데 이렇게나 충격이 크다니. 주변에서 지적할 정도로 안색이 안 좋은 건가 싶어 카라마츠는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손이 문에 닿기도 전에 드륵 문이 먼저 열렸다. 자신과 똑같은 얼굴이 눈앞에 불쑥 나타났지만, 카라마츠는 그것에 놀랄 겨를이 없었다. 오로지 잊어버렸는지 잃어버렸는지 먹지 못한 약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했다.

“조, 좋은 아침이다.”

제 어깨를 스쳐지나 후다닥 빠져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오소마츠는 생각했다.

아, 오늘은 내 얼굴 보고 귀신 보듯 놀라지 않았다.

손이 땀에 젖어 축축했다. 꽉 쥔 주먹 안에서 엄지손가락이 꼼지락거리는 건 무의식이었다. 배 안에 벌레가 들어간 것마냥 속이 울렁거렸고, 몸이 차갑게 식어갔다.

그 와중에 빠른 걸음으로 걷던 카라마츠는 누군가와 툭 부딪혔다. 그리 큰 힘은 아니었지만 속도가 붙은 걸음으로 인한 반동으로 뒤로 쿵 엉덩방아를 찧은 카라마츠는 윽, 신음을 흘리며 위를 올려다보았다.

“아, 정말. 괜찮아?”

자신을 내려다보는 얼굴이 보였다. 단정하게 잠궈진 가쿠란, 코 위로 걸쳐 쓴 안경. 카라마츠는 그가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 다만 옆에서 읽을 수 없는 눈동자로 자신을 함께 내려다보는 이치마츠만을, 그가 입고 있는 보라색의 파카로 알아보는 게 가능했다.

“괘, 괜찮다….”

자신을 멍하니 올려다보기만 하면서 일어날 생각을 않는 카라마츠에게 쵸로마츠가 손을 내밀었다. 일어서라고, 손을 살짝 흔들며 재촉하는 쵸로마츠에 얼떨결에 그 손을 잡고 일어선 카라마츠는 여전히 멍하게 쵸로마츠를 바라보았다. 그 옆에서 이치마츠가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을 뱉었다.

“너 우리 못 알아보는구나.”

이치마츠의 지적에 카라마츠가 깜짝 놀랐다. 쵸로마츠 역시도 에? 하며 이치마츠를 바라보았다. 이치마츠는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턱으로 쵸로마츠의 옷을 가리켰다.

“쵸로마츠 형은 학교에선 파카 안 입고 다니잖아. 색깔로만 우리를 구분할 수 있으니까, 저 녀석은.”

“아―.”

쵸로마츠의 눈이 다시 카라마츠를 향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카라마츠는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니, 이 엄청난 실례를. 안 그래도 얼굴이 뜨거운데, 붉어지기라도 했을까봐 카라마츠는 얼굴을 들어 그들을 마주할 수가 없었다.

쵸로마츠가 하아, 한숨을 내쉬었다. 동시에 잔뜩 긴장하던 어깨가 움찔 떨렸다. 그제야 쵸로마츠는 오소마츠가 제 앞에서 심하게 눈치를 보는 카라마츠를 못마땅하게 보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으려나, 생각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눈치를 보고 하나하나 그것에 맞춰 반응을 하는 것을 지켜보는 입장에선, 답답했다.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도 지울 수 없었다.

“보다시피 난 다른 녀석들과는 달리 성실해서 옷을 거지같이 입는다던가의 교칙위반 따위는 안해. 학생회에 들어가있기도 하니까, 너도 얼굴 붉어질 일은 안 하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해.”

지금처럼 걸을 때 바닥만 보고 걸으면 위험하잖아. 딱딱한 경고처럼 들리는 말에 카라마츠는 미안하다…, 작은 소리로 대답하며 소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카라마츠를 바라보던 쵸로마츠는 그럼 난 먼저 갈테니까, 하고 발을 움직였다.

입 안의 살을 깨물던 카라마츠는 문득 무언가를 떠올렸다.

등에서부터 느껴지는 느낌에 쵸로마츠는 고개를 돌렸다. 제 옷깃을 살짝 잡고 있는 카라마츠의 얼굴은, 언뜻 봤던 것보다도 붉어져 있었다.

“초, 초록 마츠노 군.”

“뭐,”

“내 방을 남겨달라고 말해줘서 고마워.”

“…뭐?”

“초록 마츠노 군 덕분에, 돌아올 공간이 있게 된 거다. 고마워.”

이 녀석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하고 이치마츠가 쵸로마츠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반쯤 감겼던 눈이 조금 커졌다.

카라마츠보다는 아니지만, 금방이라도 머리가 터져 열기를 뿜어낼 것 같은 새빨개진 얼굴로 쵸로마츠가, 으윽! 하고 신음하더니 어떤 말도 없이 몸을 돌려 달아났다.

카라마츠는 다시 머리를 돌렸다. 어느새 제 앞으로 와있는 슬리퍼가 보였다. 경직된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도저히 달라지지 않은 눈으로 자신보다 조금 큰 키의 이치마츠가 카라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잠깐 나 좀 보자.”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체육창고 앞으로 데려갔다. 어라, 이 곳은. 카라마츠는 체육창고에서의 어제를 떠올렸다. 쥬시마츠와 함께 한 점심은 즐거웠고, 새로 생긴 동생은 사랑스러웠지만, 카라마츠는 그를 위한답시고 더이상 이러지 말라며 선을 그었다. 그것은 어쩌면 상처였을 것이고, 좋아진 관계를 되돌릴 수도 있었다. 여전히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제 더는 그런 시간을 갖지 못할 거란 사실은 조금 씁쓸했다.

“웃긴 얼굴을 하고 있네, 너.”

상념에 잠겨있던 카라마츠가 이치마츠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제게 등을 보이고 걷던 이치마츠가 어느새 자신을 똑바로 마주보고 있었다.

그, 그렇게 보기 흉한가. 카라마츠는 제 뺨을 긁적였다.

“그게, 아침마다 먹는 약이 있는데, 약을 잃어버렸는지 먹지를 못해서….”

“아. 그거 혹시 이거 말하는 거?”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손에 들려나오는 약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게 왜 거기서 나오는 거지, 생각하던 카라마츠는 그제야 전후사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침에 이치마츠와 부딪혔을 때 흘렸던 모양이다.

넘어지면서 깔고 앉아서 그런지 조금 가루가 되긴 했지만 가루는 물에 녹여 타먹으면 되고, 남은 알갱이들은 그대로 삼키면 된다. 카라마츠는 슬며시 퍼지는 안도감에 얼굴근육이 풀어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고마워, 마츠노 군. 그건 내 약이 맞아, 찾고 있었다.”

“그래보여. 헤…. 약 하나 못 먹었다고 그런 얼굴이 되는 거야?”

약봉지를 만지작거리며 이치마츠가 말했다. 바스락 바스락 귀를 간지럽히는 소리가 어쩐지 이상해서 카라마츠는 가만히 이치마츠를 바라보았다. 애초에 중요한 걸 흘린 네가 나쁜 거니까, 이치마츠가 씩 웃었다.

찌익 찢어진 봉투의 입구에서 흘러내리는 가루가 바람에 흩어졌다. 톡 토독 바닥에 떨어진 알갱이들이 슬리퍼에 짓밟혀 무참히 으깨졌다.

카라마츠는 그 모든 과정을 눈으로 지켜보는 동안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좋네, 그 얼굴.”

오늘은 그 얼굴로 지내봐, 이치마츠가 킥 웃으며 등을 돌렸다.

뒷모습이 점점 멀어질수록 카라마츠는 점점 무너졌다. 마침내 무릎이 땅과 닿았을 때, 카라마츠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정확한 이유는 몰랐지만, 짐작할 순 있었다.

하지만 말이야! 다들 카라마츠 형―아를 싫어하는 건 아닐 거야!

쵸로마츠 형―아들도 곧 카라마츠 형―아를 형―아라고 불러줄 거야.

하지만 카라마츠 형―아도 우리의 형제인걸….

그건 오소마츠 형―아들의 진심이 아닐 거야!

아니야, 쥬시마츠. 아니었다, 쥬시마츠.

그래, 욕심이었다. 막연한 기대였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조금 이기적이지 않나, 한참을 모르고 살았으면서 애정을 바라다니. 무조건적인 사랑이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도 모르면서, 그 소중한 것을 함부로 원하다니.

미움받고 있다. 그것은 그저 말 뿐이 아니라, 가슴 속 깊은 곳까지 칼로 쑤셔대는 아픔이었다.

지금의 고통이 약을 먹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인지 이젠 중요하지 않았다. 그 어떤 치료와 아픔보다 지금의 상처가 더 견디기 힘들었다.

으깨져 흙과 섞여버린 약은 주워담을 수도 없었다. 결국 약은 찾았지만 먹지 못하고 카라마츠는 젖어가는 눈만 벅벅 비볐다.

그리고 어느새 그 장면들을 숨어 지켜보던 오소마츠는, 질러버렸네, 하고 중얼거렸다.

.

.

.

케이토는 굶는 건 안 된다고 누누이 얘기했다. 어쩌다 식사를 못하더라도 공복을 유지하는 건 웬만하면 짧아야 한다고, 버려진 속은 까다로워서 자칫 잘못 음식이 들어가면 금방 탈이 날 거라고.

하지만 카라마츠는 이곳에 온 첫날 저녁을 먹지 않았고, 그 다음날도 아침을 굶었다. 그리고 오늘, 결국 점심도 쫄쫄 굶어버렸다. 공복이 유지되진 않았지만 분명 케이토가 있었다면 식사를 거르는 빈도가 잦다며 잔소리를 늘어놓을 일이었다.

허기같은 건 느껴지지도 않았다. 대신 배에서는 또다른 아픔이 느껴졌다.

걷어차인 배는 숨을 쉴 때마다 아팠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쓸려있는 뺨은 얼굴을 움찔거릴 때마다 눈물이 날 정도로 따가웠다.

타이밍좋게 울려퍼진 종소리가 그렇게 다행스러울 수가 없었다. 욕지거리를 남긴 채 체육창고를 빠져나가는 얼굴은 어제 봤던 얼굴이었다. 끊기지 않는 종소리 위로 철커덕, 창고의 문을 잠그는 소리가 겹쳤다. 갇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가슴이 불에 데인 듯 뜨겁고, 움직이기 위해 힘을 주기라도 하면 배가 끊어질 것처럼 아팠다. 배에 힘을 줄 수 없으니 목소리도 낼 수 없었다. 애초에 수업이 시작된 지금 건물 뒷편의 창고에서 목소리를 낸다고 누가 듣고 와주기나 하겠는가. 카라마츠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눈물이 흘렀다.

언제든 놀러와, 다정하던 목소리가 원망스러웠다. 카라마츠 형―아, 해맑은 목소리가 머리를 찔렀다. 당신의 곁에는 누가 있어줍니까,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그리웠다. 하나같이 날카롭던 눈동자들이 각자의 색을 가지고 카라마츠의 머릿속을 휘저었다. 생각나는 사람은 이렇게도 많은데, 도와달라 청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아프다. 너무 아파서 괴롭다. 괴로워서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버려진 거려나, 나.

분명 체육수업이 있는 교실에서 체육교구를 챙기기 위해 한 번은 이곳을 들르겠지, 그때까지만 버텨보자, 그렇게 생각하던 카라마츠는 곧 입술을 깨물고 이를 악물며 몸에 힘을 주었다. 으극, 괴로운 신음을 흘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카라마츠는 어제 전학온 학생이었고, 학교 내에서는 마츠노 형제들과의 관계로 이미 유명인사였다. 이런 모습으로 누군가에게 발견되면 학교에 금방 이야기가 퍼질 거고, 그럼 다른 형제들 역시 귀찮은 일에 휘말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지, 어떻게해야 할까. 한참을 색색 앓는 숨소리로 고민하던 카라마츠는 낑낑 안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쵸로마츠가 얼굴 붉어질 일은 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을 떠올리며 잠시 망설이긴 했지만, 카라마츠는 그대로 화면을 켰다.

카라마츠의 주소록에는 단 두 개의 전화번호 뿐이었다. 케이토의 것과, 쥬시마츠의 것.

보고싶어, 케이토. 날 도와줘. 케이토의 번호 위에서 한참을 망설이던 손가락이 쥬시마츠, 라는 이름을 눌렀다. 함께 주고받았던 메일주소로 틱, 틱, 문자를 입력했다.

하지만 말을 다 전하지도 못한 채 풀썩 쓰러져버린 카라마츠의 손가락이, 액정을 누르고 있었다.

웅. 꾸벅꾸벅 졸던 쥬시마츠는 가쿠란의 윗옷 안주머니 안에서 조용히 울린 진동을 느끼고 퍼뜩 눈을 떴다. 교사의 눈을 피해 꼼지락꼼지락 스마트폰을 꺼낸 쥬시마츠는 책을 세워두고 화면을 켰다. 모르는 번호에게서 온 문자였다.

스마트폰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 쥬시마츠는 카라마츠에게 쥬시마츠, 라고 저장된 어제부터 스마트폰을 챙겨다니기로 결심했다. 아침에, 그냥 나가려던 쥬시마츠가 스마트폰을 두고 왔다며 서둘러 방으로 돌아갔다 왔을 때, 관심도 없던 쥬시마츠가 웬일이냐며 오소마츠가 신기해했다.

난 카라마츠 형―아의 번호를 알지 못하지만 카라마츠 형―아에게서는 언제든 연락이 올지도 모르니까! 쥬시마츠는 그렇게 카라마츠의 연락을 기다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자를 확인한 쥬시마츠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쑤셔넣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뭐야?”

“죄송함다! 갑자기 똥이 마려워서 화장실에 다녀오겠슴다!”

“윽, 빨리 다녀와라 마츠노 이 녀석!”

“아이아이―사!”

드르륵 문을 여닫은 쥬시마츠는 최대한 빨리 내달렸다.

문자는 중간에 끊겨있었다.

미안하지만, 나를, 딱 거기까지만 입력된 문자였지만 쥬시마츠는 카라마츠가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또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카라마츠가 어디에 있을지도 알 수 있었다.

수업 도중에 체육창고의 열쇠를 달라고하는 것은 아무리 체육교사와 친한 쥬시마츠여도 의심을 살 수 있는 일이라, 체육창고 앞에 도착한 쥬시마츠는 어디서 났는지 모를 철사를 꺼내들었다. 자물쇠에 철사를 집어넣고 요리조리 움직였다. 제발, 제발, 빨리, 얼른, 급한 마음으로 몇 번을 제 손을 재촉했는지, 쥬시마츠는 철컥 소리가 남과 동시에 사슬을 풀어 당겼다.

“카라마츠 형―아!”

무거운 철문이 열리고, 쥬시마츠는 후다닥 안으로 몸을 들이밀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쥬시마츠는 카라마츠가 이곳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피냄새, 피냄새가 난다.

휘휘 주변을 둘러보던 쥬시마츠는 몇 걸음 걷지 않고 늘어진 몸을 발견해 달려갔다.

“카라마츠 형―아, 카라마츠 형―아.”

배를 감싼 손의 반대편 손가락이 닿아있는 스마트폰의 액정에는 쥬시마츠, 라는 이름으로의 발신문자가 떠있었다.

.

.

.

제이슨은 쥬시마츠의 방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는 카라마츠와 그 곁에 웅크려누워 잠든 쥬시마츠를 보고 한숨을 쉬며 눈가를 손으로 덮었다.

정원을 돌아다니던 제이슨이 제이슨, 제이슨, 하고 환청인가 싶을 정도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우연이었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싶어 외면했지만 계속된 부름은 어쩐지 익숙한 목소리인 것도 같아서 제이슨은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발을 움직였다.

그것이 개구멍으로부터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또냐, 이번엔 누구냐, 하고 한숨을 쉬었지만, 도와줘, 부탁이야, 애원하듯 말하는 축축한 목소리가 점차 문 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따라가보니 파란 파카를 등에 업은 쥬시마츠가 잔뜩 땀에 젖은 얼굴로 울고 있어 제이슨은 잠시 사고를 멈춰야했다.

마츠요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용히 뒷문을 통해 들어온 제이슨과 쥬시마츠는, 카라마츠의 방이 있는 3층까지 갈 수 없을 것 같다며 쥬시마츠의 방으로 향해 카라마츠를 침대에 눕혔다.

옷을 갈아입히고, 소독을 하고. 서툰 솜씨로 제이슨이 카라마츠를 치료하는 동안 쥬시마츠는, 카라마츠 형―아, 카라마츠 형―아, 그 이름을 셀 수도 없이 반복하며 이불에 얼굴을 묻었다.

아파 지쳐 잠든 카라마츠와 울다 지쳐 잠든 쥬시마츠를 내려다보며 제이슨은 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인상을 찌푸렸다.

쥬시마츠가 눈을 떴을 때, 제이슨은 돌아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카라마츠는 뒤척이지도 않는지 곧게 누운 자세로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 어제 붙어있던 밴드의 자리에 새로운 것이 붙어있었다. 다른 뺨에도 같은 것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불을 걷어 카라마츠의 배를 확인하려던 쥬시마츠는 이내 손을 거두었다. 확인해봤자 달라질 건 없었다. 화만 나고 눈물만 날 뿐이다.

쥬시마츠는 점심에 도시락을 들고 오소마츠를 마중한다는 명목으로 카라마츠를 찾아갔었다. 카라마츠는 점심을 먹어주지 않아도 된다 말했고, 그것은 꽤 단호했기에 쥬시마츠는 원하지 않았음에도 카라마츠의 말을 따랐다. 반갑게 두 팔을 벌려 환영하는 오소마츠에게 어깨를 내주고 힐긋 돌아본 카라마츠의 자리는 이미 비어있었다. 누구와 어디서 점심을 먹고 있을지는, 알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누구와 어디서 점심을 먹었던 게 아니었다. 먹을 수 없었던 거였다.

밥을 먹어야 할 시간에, 그곳에서 맞고 있었을 테니까.

쥬시마츠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자신들의 요란스러웠던 지난 날에 대해서, 카라마츠의 현 상황에 대해서.

쥬시마츠는 카라마츠에게 미안했다. 대화를 나누고 난 후, 틀림없이 그는 카라마츠가 좋아졌는데, 카라마츠를 받아들이지 않는 다른 형제들의 눈치를 보며 카라마츠에게 솔직해질 수 없었다. 그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외로워할 법도 했지만, 카라마츠는 오히려 쥬시마츠가 다른 형제들의 불만을 살까 자신에게 선을 그으라며 먼저 물러섰다.

그리고 분명 저 상처는, 과거의 그들에게 해심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로부터 생긴 것일텐데, 그것을 전부 알고 있음이 틀림없으면서도 그들에게 설명을 요구하거나 분풀이를 하는 일 없이 오히려 숨겼다. 그 상냥한 마음을 짐작할 수도 없어 쥬시마츠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쥬시마츠가 머뭇거릴 때마다 카라마츠는 상처를 입었다.

외로울 거야, 제이슨의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응, 외로울 거야, 그러니 나라도. 이제라도.

쥬시마츠는 카라마츠의 손을 꼭 잡았다.

.

.

.

“쥬시마츠? 너 언제 왔어? 어쩐지 없다 했더니. 너 설마 또 땡땡이 친 거야?”

“우―와, 쥬시마츠 이틀 연속이라니 굉장한걸―!”

“대단하네.”

“쥬시마츠 형? 왜 그래?”

쵸로마츠가 옆구리에 손을 얹으며 잔소리 모드에 돌입하자, 오소마츠와 이치마츠가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쥬시마츠에게 낄낄 웃어보였다. 그럼에도 반응없이 가만히 서있는 쥬시마츠의 이상함을 먼저 알아채고 그를 건든 건 토도마츠였다.

“카라마츠 형―아가 다쳤어.”

“에?”

“에?”

“어제 카라마츠 형―아를 공격했던 녀석들일 거야. 카라마츠 형―아를 점심시간에 체육창고로 불러내서 때렸어.”

“쥬시마츠? 형―아라니?”

너 언제부터? 오소마츠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서 그걸 짚냐, 쵸로마츠가 오소마츠를 툭 건드렸다. 하지만 오소마츠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다들 알고 있잖아. 우리 때문에 카라마츠 형―아가 표적이 된 거라는 거, 알고 있잖아.”

“그래서? 네가 지켜주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카라마츠 형―아가 나으면, 내가 카라마츠 형―아랑 함께 있을 거야.”

“뭐?”

“우린 다섯이야. 하지만 카라마츠 형―아는 혼자야. 처음 오고 소문이 나자마자 덤벼드는 녀석들이 있는데, 그동안 우리랑 마주쳤던 다른 녀석들은 가만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카라마츠 형―아를 더 노릴 거야. 오소마츠 형―아는 카라마츠 형―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고, 이치마츠 형―아도 카라마츠 형―아에게 선을 그었지만, 그런 거, 형제한테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니까. 난 카라마츠 형―아가 좋아. 나의 형―아가 맞아. 우리의 형제가 맞아! 그러니까 내가 지킬 거야! 오소마츠 형―아들이 우릴 지켜주는 것처럼!”

“그래서?”

주머니에 손을 꽂고 오소마츠는 삐딱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우리의 쥬시마츠는 지금, 형―아들보다 그런 처음 보는 녀석을 선택한다는 거야?”

느리게 감겼다 뜨이는 눈으로부터의 시선을, 쥬시마츠는 피하지 않고 마주했다.

“선택이 아니야. 카라마츠 형―아도 우리의 가족이라고 말하고 있는 거야.”

“쥬시마츠는 우릴 좋아하지 않아?”

“물론 좋아해!”

“좋아하는 사람이 싫다는 걸 하는 사람이 아니잖아, 쥬시마츠는?”

“카라마츠 형―아도 오소마츠 형―아들을 좋아해!”

“에? 뭐?”

“오소마츠 형―아는 장남이고 남자답다고 했어. 쵸로마츠 형―아는 멋있고, 이치마츠 형―아는 상냥하고, 토도마츠는 성격이 정말 좋은 것 같다고 했어. 카라마츠 형―아는 벌써 우리를 좋아해주고 있어.”

“…자기가 뭘 안다고.”

“앞으로 알아가면 돼! 그동안 몰랐던 시간만큼 앞으로 많이 알아가면 되는 거야!”

“쥬시마츠. 너 언제부터 그 녀석의 동생이 된 거야?”

픽 웃은 오소마츠의 말에 쥬시마츠가 문득 말을 멈추었다.

그 녀석의 동생.

쥬시마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래서? 그 녀석이 도와달래? 왜 하필 너한테? 네 말대로 우린 다섯이나 있는데, 왜 하필 너한테만 도와달라고 하는데?”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어. …내가 카라마츠 형―아와 함께 점심을 먹고 싶다고 했을 때, 카라마츠 형―아는 다른 형제들이 카라마츠 형―아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내가 카라마츠 형―아와 어울리면 나에게 서운해할 거라고, 우린 서로를 많이 좋아하는 형제들이니까 그러길 바라지 않는다고, 카라마츠 형―아와 점심을 같이 할 수 없다고 했어. 카라마츠 형―아는, 외로워하면서도 나를 먼저 생각하고 우리를 먼저 생각해줬어.”

“…쥬시마츠. 너 그럼 어제…”

“내가 발견한 거야. 난 체육창고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니까, 체육창고에서 카라마츠 형―아를 발견한 거야. 카라마츠 형―아는 우리에게 도와달라고 말할 수 없었으니까.”

“…거짓말 친 거야? 쥬시마츠.”

쥬시마츠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어째서야, 오소마츠 형―아…. 어째서, 카라마츠 형―아의 마음을, 내 말을 이해해주지 않는 거야?”

“직접 말하지 않는 걸 알아줄 만큼 난 똑똑하지 않아.”

“하지만 알고 있었잖아! 카라마츠 형―아가 위험할 거라는 걸 알았잖아!”

“그건 그 녀석이 스스로 견뎌야하는 부분 아니야? 우리 중 누구라도, 오늘 그 녀석과 같은 입장이었으면 절대 쓰러지거나 다치지 않았을 거야. 갚아주면 갚아줬지, 당하지 않아.”

“카라마츠 형―아는 우리와 같지 않아! 몸이 약하단 말이야!”

“그건 그 녀석의 문제잖아? 왜 우리가 그 녀석을 지켜야해?”

“…오소마츠 형―아….”

“응, 알았어, 쥬시마츠. 네 말이 무슨 뜻인지 아―주 잘 알았어. 그럼 잘 지켜봐. 너의 카라마츠 형―아가 우리 때문에 위험해지지 않도록.”

응원할테니까―? 쥬시마츠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오소마츠는 앞으로 나아갔다.

쥬시마츠를 가만히 바라보다 걸음을 옮기는 이치마츠의 뒤로, 한숨을 쉬는 쵸로마츠가 따랐다. 쥬시마츠 형…, 하고 쥬시마츠에게 손을 뻗던 토도마츠 역시 쥬시마츠를 그대로 스쳐지나갔다.

외로워, 답답해.

카라마츠 형―아, 이런 기분이었구나. 이런 마음이었구나.

쥬시마츠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제 방으로 향했다.

[오소마츠상][사변소설]시공을 달리는 카라마츠(1)

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불펌금지, 공유는 블로그 주소를!!

http://joniamhungry.tistory.com/

かっちゃん 님의 작품입니다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7106389#2

※분량이 꽤 되는 소설이라, 2페이지씩 나눠서 올립니다※

시공을 달리는 카라마츠

(1)

상쾌할 정도로 활짝 갠 파란 하늘.

활기 넘치는 상점가를 오가는 사람들.

가게에선 점원이 소리 높여 손님을 끌고, 주부로 보이는 쇼핑객이 품평을 하고 있다.

상가가 있는 지역이라면 통상적으로 볼 수 있는, 극히 흔해빠진 풍경.

날씨의 변화만 있을 뿐인, 여느 때와 다름없는, 오늘도 오늘로써 평화로운 아카츠카시.

…일 터였다.

어느 한 부분을 제외한다면…

「노오오오오오―!! 그만둬라!! 브라더―들.」

「괜찮다니깐, 안 죽는다고…… 아마도.」

「오소마츠!! 눈 돌리지 마!」

「다들 그쯤 해 둬. 장난이 지나치잖아.」

「쵸로마츠!! 과연 사랑하는 브라더 「아, 역시 그냥 해버려.」…엣……」

「히히힉… 바이바이, 쿠소마츠. 다신 돌아오지 않아도 되니까.」

「…이치마츠…… 그런……」

「카라마츠 형!! 야구? 야구하는 검까?」

「논논 쥬시마츠!! 틀려!!」

「아, 정말~ 빨리 끝내라구. 나 이 뒤에 여자애들하고 약속 있으니까! 아, 카라마츠 형이라면 괜찮다니까, 힘내~」

「토도마츠…… 도와…」 콰앙!!

「「「「다녀오세요~」」」」

「??야구는??」

「헷? …사라졌어?」

「……거짓말…」

「……에…」

「카라마츠 형 냄새, 사라졌는데?」

「자, 잠깐 진짜야? 카라마츠 형은?」

「호에호에~ 차 가져왔다스요. 응? 무슨 일입니까? 다드……을?」

푸쉬쉭!!

「어, 어떻게 된 거다스!! 미완성 장치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스요!!!」

++++++++++

여기는 아카츠카시 어딘가에 있는 연구소. 뭘 연구하고 있는데? 라고 질문 받아도 조금 답하기 곤란하다.

잘은 모르겠지만, 별 희한한 것들을 만들고 있는 별 희한한 연구소.

이곳의 연구자인 데카판에게 불려, 마츠노가의 여섯 쌍둥이들은 이 연구소에 오게 되었다.

무엇이 되었든, 다른 이의 의견을 수용해, 개발 중인 실험에 활용하고 싶다고 말해왔던 것이다.

몇 번인가, 박사가 개발한 약이나 도구의 실험 대상이 되어주곤 했는데(휘말려버린 사람도 있지만), 여섯 쌍둥이들은 이번에도 『재밌을 것 같아』라는 이유로 그 역을 맡은 것이다.

연구실에 안내된 여섯 쌍둥이들은, 차를 내오겠다스, 라고 말한 데카판이 나간 순간, 실내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오오~ 이거 뭐야? 어디 보자…… 머리카락이 늘어나는 약…… 육모젠가?」

「…아~ 신경 쓰고 있었던 걸까?」

「으음~ 이건 본심이 보이는 안경이라네~ ……카라마츠 형 변함없이, 안타깝네~」

「에?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쿠소마츠는 존재 자체가 안쓰럽다고.」

달그락달그락 주위를 물색하며, 이상한 도구를 시험해보거나 착용해보거나 한 여섯 쌍둥이들이었지만.

「저기~ 뭔가 커다란 상자가 있슴다~」

쥬시마츠가 발견한, 방 안쪽에 놓여있던 사람 한 명이 들어갈 것 같은, 커다란 상자 모양의 장치에 흥미가 생긴 모양이었다.

「뭔데, 뭔데? 이건…… 대단해!! 이세계에 갈 수 있는 장치래!!」

「호오~ 그거 익사이팅하군.」

「설마, 그런 일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애초에, 이세계 같은 게 있을 리 없고.」

「아~~ 쵸로쨩은 꿈도 없구나~ 그러니까 네가 딸딸마츠인 거라구 체리마츠.」

「너!! 뭘 딸딸이랑 체리 두 개나 말하는 거야!! …라기보단 너도 마찬가지잖아!!!」

「아~ 정말, 시끄럽다구! 키… 체리마츠형. 근데, 이거 진짤까?」

「토도마츠, 그거 부메랑이니까…, 그보다 신경 쓰이면 시험해보는 건? ……쿠소마츠로.」

「에?」

「오~ 그거 좋다!」

「…에……」

「잘 부탁해♡ 카라마츠 형.」

「……엣………」

「쥬시마츠, 쿠소마츠 거기에 던져 넣어.」

「…으엣……아아아아아!! 기다려라… 쥬시마츠!!!」

「이행합니~맛스루~」

++++++++++++++++

모두, 진심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여느 때와 같은 악질적인 장난의 연장이었을 뿐이다.

그런데…… 카라마츠를 넣은 상자 모양의 케이스는 버튼을 누른 순간, 안에 있었을 터인 카라마츠를 없애버렸다.

그럴지라도, 모두 마음속 어딘가에서 괜찮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카라마츠는 돌아온다고.

데카판의 이야기를 듣기 전까진…

「그 장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스! 어디로 가게 되는지도 알 수 없고, 간 곳에 같은 장치가 없으면 다시 돌아올 수도 없는 거다스요!!」

「거짓말……」

「게다가 그 장치, 지금의 운용으로 발생한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고장나버렸다스……」

눈을 돌려 쳐다보면, 장치는 자신이 고장 났다는 것을, 연기까지 뿜어대며 강하게 어필하고 있었다.

「빠, 빨리 고쳐줘 박사! 카라마츠가! 이대로는 카라마츠가!!」

쵸로마츠의 절규에, 데카판은 맥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 당장은 무리다스……제가 이 장치를 여기까지 정비하는 데만, 수십 년이 걸렸다스… 거기에 어디로 날아갔는지 알아내는 데도 상당히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스.」

그 말에, 여섯 쌍둥이들은 자신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시는 것을 느꼈다.

모두가 마지막으로 본 카라마츠는… 언제나의 멋 부리는 모습이 아니라, 눈물을 글썽이며, 도움을 청하는 모습이었다…

(2)

(……여기는………강변? ……게다가, 이 강은, 쥬시마츠가 접영으로 수영하던 강인가…)

정신을 잃고 있던 카라마츠였지만, 깨어나 주위를 둘러보면, 눈에 들어온 낯익은 풍경에 한시름 놓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꿈이었나……」

조금 전, 일어난 사건은 꿈이었던 거겠지. 이세계라니…… 있다면 굉장한 거지만, 그렇게 쉽게 갈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렇게 결론짓고 일어나, 카라마츠는 옷에 묻은 풀과 모래를 손으로 가볍게 털었다.

「훗, 데인저러스한 꿈을 봤단 거다.」

입고 있는 푸른 파카의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선글라스를 꺼내, 그것을 쓴 카라마츠는 자택으로의 길을 발걸음도 가볍게 걸어간다.

드르륵-

「돌아왔다구우~ 브라더―」

현관을 열면 신발이 다섯 켤레. 자신을 제외한 형제들이 다들 집에 있다는 게 한눈에 보였다.

거실로 이어진 장지문을 밀며, 선글라스를 벗은 카라마츠. 멋진 등장을 위해, 선글라스를 벗을 때 감은 눈을 천천히 뜨면, 거기에는 깜짝 놀란 것 같은, 또는 멍한 표정의 형제들이 자신을 보고 있었다.

「브, 브라더?」

「누군데…… 너.」

「에…」

오소마츠에게 들은 말.

카라마츠는 순간, 이해가 가지 않아 굳어버렸다.

「너 누구냐고 묻잖아!!」

「어째서, 우리들과 같은 얼굴하고 있는 거야?」

「………도플갱언가…… 아, 무셔.」

그렇지만 이어서, 쵸로마츠, 이치마츠에게서 까지 들은 말에 황급히 응수했다.

「무슨, 말이야. 오소마츠, 쵸로마츠, 거기에 이치마츠까지…… 나, 카라마츠는 마츠노가 여섯 쌍둥이의 차남이지 않은가.」

「……우리들, 여섯 쌍둥이?………」

「아니야 쥬시마츠 형. 우리들은 다섯 쌍둥이야!! 그보다 대체, 카라마츤 또 뭔데, 누구야? 질 나쁜 농담 그만하지그래?」

「게다가, 차남은 나, 쵸로마츠 라고! 무슨 장난인 거야, 이거……」

「에………너…너희들…… 또, 그런 농담을…… 아무리 나라도 상처 입는다고?」

또, 언제나의 놀이인가… 라고, 애써 그렇게 생각하려 했지만, 그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알아버리고 마는 거다. 모두가 거짓말이나 농담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허투루 이십몇 년 동안 이 녀석들과 여섯 쌍둥이 해온 것이 아니니까. 그 태도에, 그 표정에 거짓 따윈 일절 없었다.

「…어이, 너 그따위 장난질 적당히 해…… 그게 아니면 뭐 다른 꿍꿍이라도 있는 거냐, 그런 거면 이쪽도 용서하지 않는다고.」

「…나, 나는 정말로……」

「뭐가 목적이야? 경우에 따라선 그 나름의 각오를 해두는 게 좋을 거야.」

「…읏… 아……」

오소마츠와 쵸로마츠에게 위협당해, 엉겁결에 뒷걸음질 쳐버린다. 두 사람의 날카로운 시선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저 동생들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다면,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눈.

정말 소중한 형제들을, 해치려 하는 자에게 향하는 시선.

그것이 지금 자신에게 향하고 있다.

카라마츠는, 자신이 있을 곳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감각에 사로잡혔다. 몸의 떨림을 멈출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도망치듯이, 매달리듯이 이치마츠들 쪽을 보면, 겁에 질린 눈으로 보고 있는 토도마츠와, 그런 토도마츠를 꽉 껴안은 쥬시마츠. 그리고 막냇동생들을 지키는 듯이 서 있는 이치마츠, 그 눈은 오소마츠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

아아… 정말로……

「나를…… 모르는구나?」

「아까부터 그렇게 말했잖아!! 모른다니까!!」

「그런가… 다들, 미안했다…… 불쾌하게 만들어버렸지만, 잊어준다면 고맙겠군.」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외치는 토도마츠를 보고 카라마츠는 스러질 것 같은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했다.

그 얼굴은, 당장에라도 부수어져 버릴 것 같은 덧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아서 집을 뛰쳐나가듯 벗어났다, 누군가가 막으려 한 목소리도 무시한 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이 비집고 들어갈 수 없는 다섯 명 만의 공간.

싫어도 그 날의 일이 떠올라 버리니까. 그 아름다운 석양에 비친, 다섯 명 만의 아름다운 정경을……

++++++++++++

「……뭐였던 거야, 저 녀석?」

「신종 몰래 카메라?」

「공들인 장난?」

「……그런 건 잘 모르겠지만……왠지……」

「슬퍼 보였지, 그 사람.」

마지막 쥬시마츠의 말에, 다섯 명 모두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되었다.

역자 : 플루아

검수 : S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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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후기>

카라마츠으으으으― 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영고 카라아아아아― ㅠㅠㅠㅠㅠ

어흐흑- ㅠㅠ 불쌍한 카라마츠..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ㅠㅠ

차라리 우리 집에 떨어지지!! 내가 부둥부둥 하면서 잘 먹여 살릴 수 있는데에에!!!

나는 굶을지언정 카라마츠는 안 굶길 수 있는데에에!!! 어흐흑…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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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렇게 영고카라가 시작되고……………

왔습니다 왔어요!!

플루아님의 두번째 번역작!!

영고카라(?) 작품!!!!

두두둥!!!!!!

다들 이미 멘탈 단련 됐으니 괜찮….죠?

괜찮을 거라 믿고!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림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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